배 한 척 만드는 데 케이블이 몇 종이나 들어갈까요? 놀랍게도 수백 종입니다. 전력, 제어, 계측, 통신이 한 트레이 위에 다 같이 올라가죠.
그런데 "그냥 굵기만 맞으면 되는 거 아냐?" 하면 큰일 납니다. 케이블 타입을 잘못 고르면 물량도, 트레이 충전율도, 검선(선급 검사)도 줄줄이 어긋나거든요. 오늘은 케이블 타입을 뭘 보고 고르는지 그림과 함께 쉽게 풀어볼게요.
📐 기준은 딱 하나, IEC 60092
상선용 케이블의 기준 표준은 IEC 60092 시리즈예요. 육상 케이블이랑 뭐가 다르냐고요?
배는 진동, 염해(소금기), 좁은 포설 공간, 화재 전파 같은 가혹한 조건을 버텨야 해요. 그래서 같은 굵기라도 도체 구성·시스 두께·허용 온도가 육상용과 다릅니다.
💡 타입 고르는 순서
① 회로 종류(전력/제어/계측/통신) → ② 정격 전압 → ③ 굵기(단면적) → ④ 절연·시스 재료 → ⑤ 난연·무할로겐 → ⑥ 선급 승인. 이 6개가 곧 케이블 "타입 코드"가 됩니다.
🔬 절연 — EPR vs XLPE

선박 전력 케이블 절연은 보통 둘 중 하나예요.
- EPR(고무 계열) — 유연하고 물·오존에 강해요. 진동 심한 기관실·갑판에 딱.
- XLPE(가교 PE) — 손실 적고 허용 전류가 커요. 대용량 급전선에 유리.
시스(외피)는 기름·소금기 닿는 곳엔 SHF1/SHF2(난연·무할로겐) 계열을 씁니다.
🌡 온도 등급이 허용 전류를 정한다
EPR·XLPE는 보통 90℃까지 견뎌요. 근데 함정이 있어요.
트레이에 케이블을 여러 가닥 묶어 깔면 열이 갇혀서, 집합 보정(6가닥 넘으면 약 0.85배)과 주위온도 보정을 같이 해줘야 진짜 허용 전류가 나옵니다. 이거 빼먹으면 과열·절연 손상의 직행 코스예요.
🔥 화재 안전 — 등급이 생각보다 많다

| 요건 | 표준 | 한 줄 설명 |
|---|---|---|
| 난연(단선) | IEC 60332-1 | 한 가닥 불 안 번지게 |
| 난연(다발) | IEC 60332-3 | 다발로 묶여도 안 번지게 |
| 무할로겐 | IEC 60754 | 탈 때 유독가스 적게 |
| 저발연 | IEC 61034 | 연기 적게(시야 확보) |
| 내화 | IEC 60331 | 불 속에서도 회로 유지 |
특히 소방·비상조명·기관제어 같은 안전 필수 회로는 IEC 60331 내화 케이블을 쓰고, 일반 회로랑 따로 깔아야 해요. SOLAS·선급 공통 요건입니다.
✅ 마지막 관문 — 선급 승인

실제 배에 쓰려면 DNV·LR·ABS·KR·BV 같은 선급의 형식 승인을 받아야 해요. 같은 제조사·같은 규격이라도 선급별 승인 번호가 달라서, 케이블 타입을 관리할 땐 규격뿐 아니라 선급 승인 현황까지 챙겨야 검선에서 안 막힙니다.
관리해야 할 항목만 추려보면 이래요 👇
- 타입코드 · 정격전압 · 단면적/코어수
- 절연·시스(EPR/XLPE·SHF) · 최고 허용 온도
- 외경(OD) — 트레이 충전율 계산의 핵심값
- 난연·무할로겐·내화 등급
- 선급 승인번호 · 제조사 · 단가